<대니>
69세 할머니와 24세 로봇이 만나고 멀어지는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할머니. 나는 10kg 김치를 들 수 있다는 이유로 딸의 아이인 민우를 돌보게 되고 놀이터에서 조카 지희를 돌보는 대니를 만난다. 대니는 24세 베이비시터 로봇이다. 대니는 나에게 첫 만남에서 아름답다고 말한다. 나는 처음에 대니를 퉁명스럽게 대하지만 아이 돌보는 것에 특화되어 있고 전혀 힘들어하지 않으며, 능숙하기까지 한 대니에게 서서히 마음을 연다. 나는 대니와 나눈 대화를 통해 잊었던 감정과 욕구를 깨닫게 된다. 대니에게 너무 의존적으로 변해버린 자신이 낯설고 무서웠던 나는 대니에게 이별을 고한다. 하지만 곧 이별을 하자고 했던 것을 후회하고 다시 대니에게 연락을 해보지만 대니는 사람들에게 접근해 돈을 빌리고 다니는 문제를 일으킨다. 대니가 같이 살자고 했을 때, 나는 돈이 필요하다고 했던 사실을 떠올린다. 그러나 대니에게는 잘못이 없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밝히기에는 나는 두려움이 앞섰고 결국 외면하게 된다.

문장이 아름답다고 느껴진 소설이다. 특히 이 부분을 좋아한다. 슬프지만 아름답다. 갖고 싶다고까지 느껴졌다.
말들은 장식이다. 혹은 허상이다. 기억은 사람을 살게 해주지만 대부분 홀로그램에 가깝다. 대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주어진 끝을 받아들였다. 나는 일흔두 살이고, 그를 사랑했고, 죽였다. 아무도 그것을 알지 못한다. 모든 것이 희미하게 사라져가지만 그 사실은 변하지 않고, 나는 여전히 살아 그것을 견딘다.
러브 레플리카 - 47p
대니 소설의 마지막 대목이다. 나는 여전히 살아 그것을 견딘다는 나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견디는 것이 삶이고 생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굿바이>
육체를 버리고 기계의 몸을 가진 기계 인간 스파이디들은 화성에서 살다가 지구로 되돌아오려고 시도한다. 스파이디의 본래 몸을 전송받아 그들의 리턴 시술 동의서에 서명하게 하는 일은 소설 속 ‘당신’의 직업이다. 남편의 외도로 이혼을 앞둔 ‘당신’은 일을 하다 스파이디가 된 중학교 동창인 ’그녀‘와 재회한다. ’그녀‘는 과학자로서 이상향을 건설하기 위해 화성으로 떠났던 사람이었다. ‘그녀’는 ‘당신’에게 자신의 냉동된 신체를 태워달라고 말하며 리턴 수술을 받지 않겠다고 말한다. ‘당신’은 젊고 아름다운 자신의 육체를, 돌아가기 않기 위해 소멸시키려 하는 행위를 전혀 이해할 수 없지만 ‘그녀’의 부탁을 들어준다. ‘당신’은 만삭의 몸이었고 뱃속의 탯줄을 감고 있는 태아를 위해 급하게 수술을 받기로 결정한다. 남편도 시어머니도 없이 ‘당신’은 스파이디가 보호자 서명란에 서명을 한 후, 수술을 받게 되고, 소설의 화자인 ‘나’를 출산한다.
뱃속의 아기가 자신을 품고 있는 엄마에게 말을 거는 방식의 서술이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처음에 뭐지? 하면서 보다가 앞부분을 다시 살피고 또 다시금 보게 되는 소설이었다.
오늘이 그날이 될 수도 있다. 천사가 내려와 나를 침묵하게 하는 날. 내 모든 지혜가 끝나버리고, 모든 걸 잊은 내가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돌아가고 마는 날. 눈을 뜰 때 그런 생각이 들어 나는 눈을 도로 감는다. 요즘 들어 차갑고 딱딱한 예감에 잠을 깨는 날이 부쩍 늘었다.
러브 레플리카 - 굿바이 51p
사회로 나와 당신이 첫 번째로 깨달은 중요한 사실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는 말과 생각과 행동이 일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신이 두 번째로 깨달은 중요한 사실은 이 땅에서 말과 생각과 행동을 일치시키며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러브 레플리카 - 굿바이 74p

돌아갈 수 있다 해도, 모든 것을 되돌릴 수 있다 해도 어떤 선택은 달라지지 않는 것이다. 당신에게도 그런 것이 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당신은 알게 되었다. 그건 이해받지 못해도, 설명할 수 없어도 지킬 수밖에 없는 어떤 약속이다.
러브 레플리카 - 굿바이 79p
적어두고 간직하고 싶은 문장들이 곳곳에 많았다. 그리고 내가 온전히 소설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신념이 사랑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그래서 아름다웠다. 당신도 그녀도 나도, 모두 힘들지만 아름다웠다.

굿바이 마지막 장에 시가 나와 있었다. 궁금함에 도서관에서 빌렸다.
<쿤의 여행>
몸에 붙어 있던 쿤을 떼어내는 수술을 받은 주인공은 15살 정도의 작은 몸이 된다. 쿤을 떼어내고 난 주인공을 사람들은 못 알아본다. 심지어 딸조차 엄마인 나를 낯설어하고 언니라고 칭하는데 왼쪽 할머니(남편과 함께 붙인 별명)가 나를 알아챈다. 자라기 위해 노력하던 나는 예전에 알고 지내던 이들에게 연락을 하고 그러던 중 모교에 가게 되고 낮달 동호회 문을 열고 들어가게 된다. 과거에 내가 학교에 재학했던 당시에는 하지 못했던 일이기도 하다. 일주일에 서너 번 낮달 동아리방에서 시간을 보내던 나는 그녀와 대화를 하게 되고 그녀에게서 연기를 배우던 중 어디로 가야 할지 알게 된다. 그리고 나는 아버지를 찾아가 사과를 하라고 말하고 아버지의 사과를 듣는다. 아버지 또한 쿤을 달고 있던 사람이었는데 아버지의 쿤 제거 수술이 이루어지고 나는 그의 쿤을 화장해 바다에 뿌린다. 또한 아버지도 돌아가신다. 다시 봄이 되었을 때 나는 아버지가 묻힌 곳을 남편과 딸과 함께 찾아간다. 남편과 딸의 손을 잡고 열다섯 살의 나는 다시 걷기 시작한다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오래 붙어 있었던 만큼 성장이 더딜 수 있어요. 세계를 보면 자라는 데 도움이 되는데, 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니 마음 가는 일부터 시작하면 돼요. 의사는 그렇게 말했다. 물 많이 마시고 푹 자고, 사람들과 얘 기 많이 나누고요.
러브 레플리카 - 쿤의 여행 91p
쿤이란 무얼까 생각해 보았다. 나를 대신해서 세울 수 있지만 나를 삼키기도 하는 것. 쿤과 함께면 정작 나는 성장을 멈추게 되는 것. 하지만 나의 삶을 이어갈 수 있는 존재란 어떤 걸까? 가면 같은 게 아닐까 생각했다. 때로는 내가 아니지만 겉모양은 나 인체 연기를 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그게 나는 가면처럼 느껴진다. 가면을 쓰고 나면 나는 무사히 그 순간을 넘길 수는 있으나 나라는 존재가 점점 작아지고 쪼그라드는, 심지어는 사라질 거 같은 느낌에 두려워진다. 쿤은 그런 걸까?
고생은 하지 마! 고생하는 거랑 크는 거랑은 아무 상관도 없어.
러브 레플리카 - 쿤의 여행 92p
왼쪽 할머니의 대사다. 고생은 크는 거랑 아무 상관이 없다는 말이 은근히 위로가 되었다. 그렇지만 고생이 없는 생이 있나요? …
‘쿤을 없애는 법 : 거울을 볼 것.’이라는 부분이 님 온다. 어쩌면 나를 잘 들여다보고 살피는 행위가 나를 지키는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거울 속 나를 온전히 바라보는 것도 쉬운 일만은 아니지만 거울 보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보기로 한다.
<루카>
퀴어 커뮤니티 영화 소모임에서 만난 나(딸기)와 너(예성이자 루카)는 함께 살며 3년간 연애를 한다. 나는 스스로 커밍아웃을 하였고 퀴어 관련 일을 하고 있으며 주변에 퀴어인 친구들이 많은 사람이고 너는 퀴어이지만 가족인 누나에게 아웃팅을 당하고 아버지가 목자고 교회에 다니고 주일학교 선생님을 했던 사람이다. 나와 너는 헤어지게 되고 나는 너의 아버지를 만난다. 아버지는 남미로 여행 갔던 일을 나에게 말해준다. 아버지는 그곳에서 동물원에 가며 혼자 걷던 일을 겪으며 너를 떠올린다. 자신의 신념으로 인해 아들이 죽었다 생각해버린 자신을 탓하며 회개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들은 나도 너의 아버지와 내가 다른 사람이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초반에 주인공이 직장을 그만두기 위해 어머니의 병간호를 이유로 댄다. 사실이 아니었던 어머니의 병환은 얼음이 깔린 계단에서 미끄러지면서 엉덩이뼈에 가볍게 금이 가게 된다.
그때 나는 엄마의 병실에 앉아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았다. 아무도 다치게 하지 않으면서 세상을 살 수는 없다. 언제나 누군가의 뼈는 상한다. 깨닫기는 했으나 나는 모른 척하고 싶었다.
러브 레플리카 - 루카 119p
너는 나를 유일한 시민으로 갖는 사회가 되어야 했다. 네가 내 사회의 유일한 시민이었으니까. 너는 나를 온전해지게 하는 가족이었고, 속마음을 털어놓을 단 한 명의 친구였으며, 주기 적으로 긴장감을 불어넣어 주는 지인이었고, 내가 살아보지 못한 좀 더 나은 삶이었다. 나는 너라는 한 사람 속에서 그 모두를 찾고 구했다. 그 일이 잘못이었다고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러브 레플리카 - 루카 143p
엄마의 상황과 루카의 일이 나로 인해서 일어난 듯한 느낌이 들게 만들었다는 기분이 들었다. 이런 식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슬픈 상황이었지만.. 이야기가 포개어져서 더욱더 강력한 힘을 갖는 느낌이 들었다.
이를테면 나는 네가 무슨 일을 하든 피부색이 무엇이든 어디서 왔든 관계없이 너를 사랑해, 같은 말들이 얼마나 순진한 것인지 말이다.
러브 레플리카 - 루카 145p

나도 그렇고 아버지도 그렇고 루카이자 예성이 각자의 세상에 존재하길 바랐지만 결과적으로 루카+예성은 나의 세계에도 아버지의 세계에도 존재하는 인간이었다. 그 교집합 속에 있던 루카+예성을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더라면 어떠했을까? 사실 쉽지 않은 이해이다. 교집합이 애매하다고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기도 하다. 당연한 것인데 말이다. 나조차도 걸쳐놓은 발이 몇 개인가.
<러브 레플리카>
거식증이 걸린 이연은 카페에서 경을 만나 친구가 된다. 경은 시간의 흐름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고 한다. 연은 타인의 몸이 되고 싶어 자신의 몸에 에너지를 주지 않는 인물이다. 연은 검사를 받으면서도 거짓으로 식단 일기를 작성하고 나아지는 등의 행동을 하고 있는 프로아나의 상태이다. 연은 멀쩡해 보이는 경에게 정신병원에 온 이유를 묻게 되고 경은 자신의 트라우마를 털어놓는다. (혼자 살던 경은 자신의 동네에 이주 노동자에게 데이트 신청을 받게 되고 그것이 무서워 엄마에게 말하게 되고 얼마 후에 이주 노동자들이 마을에서 쫓겨나게 되었으며, 이주 노동자가 강제 추방되고 본국에서 자살을 했다는 신문기사를 접하게 된다.) 연과 경은 일본 여행을 가게 된다. 비행기 안에서 연과 경은 함께 화장실에 들어가게 되고 연이 비비크림으로 경의 손바닥에 이주 노동자의 이름을 썼다. 그리고 이름을 지운다. 그 후 경이 연락이 되지 않자 연은 경의 회사로 찾아가 연락을 하게 되지만 최경은 연을 모르는 듯 답한다.
https://namu.wiki/w/%ED%94%84%EB%A1%9C%EC%95%84%EB%82%98
프로아나
' 찬성 '을 뜻하는 Pro -와 ' 거식증 (Anorexia)'에서 딴 Ana를 합성 한 단어. Thinspo
namu.wiki
깊이 생각하는 게 아니라 헤매는 거야. 배려가 아니라 그냥 겁이 많은 거고.
러브 레플리카 - 러브 레플리카 167p
병원 맞은편에 카페에서 처음 만난 이연과 경. 경의 치마에 묻은 생리혈을 경이 알려주므로 이들의 관계가 시작이 되지만, 첫 만남에서 연은 생리대가 있었음에도 경에게 생리대를 주지 않는다. 이 지점에서 연은 확실히 타인의 고통을 느끼기를 거부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보인다. 근데 또 거식증으로 현재 생리를 하고 있지 않은 연에게는 나의 고통이 가장 컸을 수도 있을 거 같다. 엄마가 억지로 넣어 둔 생리대를 만지고 싶지 않았을 거 같다. 타인의 몸이 되고자 하지만 결국은 거기서 벗어나 나를 찾는 연과는 달리 경은 자신이 존재하지 않는 사람으로 보인다. 나로 존재하기에 나의 고통이 너무나 커서 타인의 고통 뒤에 숨는 것인지, 타인에게 그저 공감을 잘하는 것인지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나쁜 사람처럼 느껴지진 않았다. 물론 경은 연에게 있어 알 수 없는 사람이 되어 버렸지만 우리가 타인을 온전히 안다는 것은 불가능하니 말이다. 경을 보면 연이 공감이 적은 사람이지 않나 싶은 마음도 들었다가 연을 보면 경이 너무도 무심한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하다. 그러나 누구 하나 탓할 수가 없다. 소설 속 상황이 조금은 극단적이기는 하나 현실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일이지 않을까. 적어도 나 또한 내가 아닌 더 나은 나를 꿈꾼다. 마치 연이처럼. 또한 책이나 음악, 영화, 드라마를 보며 타인의 고통에 울며 웃는다. 그게 마치 내 경험인 마냥, 마치 경이처럼. 소설을 읽고 영화 <화차>가 떠오르기도 했다. 아마 경이 때문인듯하다. 연이도 경이도 덜 아프게 지내길…
<핍>
사라져버린 어른들. 남은 아이들 중 어른들이 어떻게, 왜 사라졌는지 아는 아이가 없다. 그저 아이들만 남은 세상에서 살아간다. 핍은 피자가게에서 오토바이로 배달을 하던 와중에 위험에 처한 얀을 구하게 되고 함께 살아간다. 그러다가 헤어지는 이야기이다. 1865에서 시작하던 이야기는 3,2,1 그리고 0으로 끝이 난다.
쟤는 울다가 죽을 거야. 살아 있는 건 뭐든지 울다가 죽어. 우리도 그럴 거야. 그때 우리 곁에도 아무도 없을 거야.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모두 다 똑같으니까.
러브 레플리카 - 핍 194p
우리는 다시 살고, 다시 죽고, 그러다 결국 없어지겠지만, 너를 만나서 나는 내가 사람이라는 걸 알았어. 이렇게 이상한 곳에 있지만, 우리는 누군가가 합성해놓은 타인의 회한 같은 게 아니야. 누구의 소망도, 변명도 아니야. 나는 얀이야. 우리 부모님이 낳아주신, 너를 만나 같이 살았던, 얀.
러브 레플리카 - 핍 231p
아이들이 스스로를 납득시키고 합리화하기 위해서 자신이들이 세상에 진짜가 아니라 게임 속 존재라고 생각하기도 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현실이 무서워 도피하는 듯도 보였고 살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 같기도 했다. 아이들끼리 남아도 사는 것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 듯 보이기도 했다. 물론 무너져가는 세상이기에 규칙도 제대로 된 음식도 청결도 존재하지 않지만 하루하루 살아내려는 모습이 안쓰럽지만 대견하기도 했다. 그런 세상 속에서 나는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 생각을 멈추었다. 그러다 어른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했다. 누군가의 앞선 걸음일까? 본보기 같은 걸까? 나는 어른 인가로 생각이 옮겨갔다.
<캠프 루비에 있었다>
진우는 지구에서 상담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았던 사람이었으나 자신이 상담해 주던 해고노동자의 일가족이 자살한 충격으로 지구를 떠나게 된다. 린은 신체포기각서를 쓸 만큼 지구에서 엉망으로 살았던 엄마가 있지만, 그를 키우고 자라게 한 건 엄마가 아니라 인공적인 기계였다. 진우는 린의 보호자이기도 하다. 린은 다른 외계 생물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서 개발 회사에서 일하며 외계 생물들의 거주지를 이전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자신이 읽은 과거의 다른 마음들이 가르쳐 준 문장, 사람은 다른 사람을 구할 수 없어를 그는 몇 번이나 쓰려고 했다. 그러나 그럴 수 없었다.
러브 레플리카 - 캠프 루비에 있었다 274p
캠프 루비에 있었다는 러브 레플리카 단편 소설집에 속한 단편 중 가장 어렵게 느껴졌다.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인지. 트라우마에 대한 이야기인지. 파괴되는 이야기인지.,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는 운명론적인 이야기인지, 진우와 린의 이야기인지 도통 파악이 되지 않았다. 의문을 품으며 읽어 내려갔지만 끝까지 의문을 품은 채 책장을 넘긴 소설이다.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듯한 소설이다.
<엘로>
마법사는 마르한은 자신의 고양이 흰둥이가 죽자 흑마법을 없애기 위해 유명한 대마법사를 찾아갔지만 대마법사는 죽고 그의 딸로부터 세 가지 과제가 적힌 양피지를 받게 된다. 이동을 하던 중 마르한은 소매치기를 하던 소녀 엘로를 만나 함께 여정을 떠나게 된고 둘은 서로를 사랑하게 된다. 세 가지 과제에 모두 실패하고 다시 집에 돌아온 마르한은 조약돌로 장신구를 만들어 팔고, 마르한의 옆에는 엘로도 함께이다. 마르한은 흑마법이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길에서 떠돌아다니던 고양이 한 마리를 데려와 엘로와 함께 살게 된다.
자기 안의 좋은 힘을 한껏 모아 마법의 문장을 속삭였다.
라 샬라 라봉봉 모하임(너에게 행운이 있기를).
라 샬라 브레멘나 모하임(너에게 더 큰 행운이 있기를).
라 헤리타 모하임 모하임멘(너의 행운이 다른 행운을 불러오기를),
라 잔드라 모하임 헤리테젠(너의 행운이 시간과 싸워 이기기를),
러브 레플리카 - 엘로 291p~ 292p
마음은 약한 법이었다. 쉽게 사과하면 쉽게 잊는다.
러브 레플리카 - 엘로 297p
엘로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소매치기 소녀는 자신의 이름을 엘로라고 정했다고 말한다. 엘로가 없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고, 행복하기만 한 사람은 없었다. 결국 여정을 끝내고 엘로는 마르한과 함께 인생을 살기로 하고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되는 지점에서 묘한 감동이 느껴졌다. 여정을 함께한 이와 나의 인생을 보내게 되고 마지막에 또 다른 고양이까지 함께 하게 되는 동화 같은 이야기. 어쩌면 나는 이렇게 살고 싶은 지도 모르겠다. 삶에 무언가 이유가 있다고 믿고 그걸 찾아 떠나지만 결국 그 과정에서 얻은 것들로 남은 인생을 보내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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